나무 아홉번 하고 밥 아홉번 먹는 날~!

어린 시절에 이날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너무 가난했던 시절이라 언제나 배부르게 먹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이날 만큼은 먹는 것은
맘껏 먹을 수가 있었다.

일찌감치 나무를 아홉번은 못 하지만 두짐 해다 놓고 엄마가 해 주신 오곡밥을 일찍 먹고
밤에는 친구들과 다라이를 들고 집집마다 다니며 밥과 나물을 얻으러 다닌다.
그리고는 누구네(주로 우리집이었음) 윗방에 모여 앉아 한꺼번에 비벼서 둘러 앉아 이야기 꽃을
피우며 먹으며 놀았다.
그때의 그맛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게 느껴지는 듯 하다.^^

지금도 그때의 친구들을 만나면 언제나 그 시절 이야기로 시간이 가는 줄 모른다.^^

그래서 이날만큼은 그 밥을 꼭 먹어야 하는데 가만히 보니 아내가 그럴 계획이 없어 보였다.
전라도 지방에는 그런 풍습이 없었는지 그런 추억이 없단다.

그래도.....ㅋ

요즘에 아기 보느라고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는 줄 알지만 그래도 그냥 지나치면 너무 서운 할 것
같아 어제부터 노골적으로 졸랐다.ㅋ

드뎌 저녁에 그 추억의 밥을 먹을 수 있었다.
그 때의 맛을 기억을 하며....^^

아래의 글은 이 풍습에 대한  글이 있어서 옮겨 왔다.



정월대보름 풍습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것으로 오곡밥을 먹고 나물을 먹으며 연날리

 

기를 하는데 실을 끊어서 연을 날려 보내고 쥐불놀이를 하는 등의 풍습이 있다. 말 그

 

대로 세시풍속인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일반적이며 도시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오곡밥과 나물을 먹는 이유는 무엇일까? 꼭 대보름에 그 같은 음식을 먹는 이유는 있

 

는 걸까?

 

대보름하면 정월 초하루 즉 설을 쇤 후 2주가 지나는 시기다.

 

이 때쯤이면 농경사회에서 서서히 농사일을 시작할 때가 된다.

 

즉 설부터 시작된 웃어른께 새배를 드리는 등의 설 풍속을 즐기면서 2주 동안 마지막

 

겨울을 보낸다. 2주 동안 잘 쉬었으니 새해 농사일을 시작해야 하는데 새해 농사일의

 

첫 단계는

 

파종할 씨앗을 선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옛날 우리 나라에서 경작되었던 대표적

 

인 곡물이 다섯가지였으므로 지난 해 가을 추수하여 창고에 보관중이던 곡식들 중에서

 

잘 여물고 싹이 잘 틀만한 씨앗을 선별하고 나서는 1년 동안 집안 대소경조사를 위해

 

곡식들을 가름짓고 나면 곡식들이 조금씩 남게 되었다.

 

조금씩 남은 이 곡식들을 한 데 모아서 밥을 짓게 되니 맛도 있을 뿐더러 소화도 잘 되

 

는등

 

건강에도 좋아 계속 지어먹게 되었다. 다시 말해서 조금씩 남은 곡식들을 한 데 모아

 

밥을 짓는데서 유레한 것이다. 천으로 옷을 만들고 남은 조각들로 색동저고리를 만들

 

었던 우리네 조상들의 지혜하고도 일맥 상통하는 대목이다.

 

또한 나물을 먹었던 것은 대보름이 있는 2월 중순경이면 남쪽에서부터 봄기운이 완연

 

하게

 

다가오는 때이다. 따라서 지난해에 겨우내 먹기 위해서 말려 두었던 나물을 더이상 창

 

고에

 

보관하면서 먹을 필요가 없게 되었으므로 모두 꺼내서 나물을 무쳐 먹었던 것이다. 날

 

씨가 풀려 새 나물이 나오는데 굳이 지난 해 나물을 창고에 더이상 보관할 필요가 없었

 

던 것이다.이 또한 오곡밥과 함께 건강에도 좋아 본격적인 농사일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그때그때의 생활풍습을 반영하는 세시풍속에는 우리네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있음을 발견할 수 있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by 해송 2011. 2. 16. 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