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린 시절에 설날에는 설빔이라는 것이 있었다.
가난했던 시절이라 평소에는 옷이나 신발등을 못 얻어 입었는데 추석에는 양말,설날에는 옷 한벌과 고무신을
꼭 사 주셨다.
설빔이라는 게 언제나 검정 학생복.
고무신은 타이아표 까망 고무신.
고무신을 사면 눈위에 발자국을 찍고 싶은데 어느 때는 눈도 오기 전에 고무신 바닥에 무늬가 다 닳아 빠진다.
늘 들로 산으로 뛰어 다니며 노니까 지금에 비하면 품질이 비교도 안 돼게 약한 고무라 금방 무늬가 없어지곤 했다.


이틀 전에 안 사돈(현지 할머니)께서 눈길에 넘어 지셨다.
항상 교회에서 봉사 활동을 활발히 하시는 분이라 그 날도 그런 일로 나가셨다가....
머리를 다치셔서 외상은 없없는데 기억을 잘 못하시고 계속 같은 말씀을 반복을 하셔서 현지 아빠가 아산 병원에 모시고
가서 CT검사도 하고 긴장된 시간을 보내야했다.
검사상에는 별 이상이 안 나타났는데도 하루 종일 정신이 정상으로 안 돌아 오셔서 현지 아빠가 애를 태우며 뒷날도
회사에 휴가를 내고 살폈는데 다행히 조금씩 정상 컨디션을 회복 하셨다.

너무도 놀란 현지 아빠가 값은 생각하지 말고 암튼 좋은 것으로 미끄러지지 않는 등산화를 사 드리라며
현지 엄마에게 강력히(?) 말을 해서 얻어 신었다.
그리고 난 모자를 싫어 하는데 아침에 수영을 하고 젖은 머리로 집에 오는 것을 본 현지 엄마가 꼭 써야 한다며
함께 사 왔다.

부모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자식들이 너무 힘들어지니 나이가 들어 갈수록 건강하게 살다가 하나님 나라에
가게 해 주십사는 기도가 절로 나온다.
세상을 떠날 때 잘 떠나는 것이 복중에 큰 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by 해송 2011. 1. 28. 1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