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래 주는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을
앞에 세우고 다가 오는 가을.

들에 황금 물결을 일렁이게 하고
오곡백과가 무르익어
만인에게 풍성함을 안겨 주는 가을.

아름다운 금수강산의 이름에 어울리게
갈수록 아름다운 형형색색의 색갈로
온 천지를 물들이는 가을.

지는 낙엽을 보며
쓸쓸함과 외로움을
느끼게 하는 가을.

그래도 그 쓸쓸함 속에
무언가
아름다움을 감추고 있는 가을.

그래서 나는 이 가을이 좋다.


가게 뒤 놀이터에 있는 벤취.
가을비를 흠뻑 맞은 모습이
시상을 절로 나게 한다.ㅋ


같은 벤취인데 가로등 불빛을 안 받게 찍으니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연인이 앉으면 사랑이 피어나고,
불량 청소년들이 앉으면 악당들 모의 장소가 되고
기타치는 아저씨가 앉으면 낭만이 가득하고
어린이들이 앉으면 까르르~~웃음 꽃이 피는 장소가 된다.
by 해송 2008. 10. 23. 12:53

조심,조심,항시~조심.

요즘 우리 집의 유행어.

 

작은 사위가 임신한 아내에게

늘 당부하는 말.

 

내가 발목이 아픈 아내에게

늘 당부하는 말.

 

마음 속에서부터

우러 나오는 사랑이

걱정으로 바뀌면서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말.

 

조심,조심,항시~조심! ^^

by 해송 2008. 2. 13. 22:48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봄이 오는 길목 / 해 송



쫄~~쫄~~쫄~~~~~~~♪

고래개울 얼음밑으로 흐르는 물소리

개울가에 망울을 터트리는 버들 강아지.

 

소재산의 따뜻한 햇볓을 받은 잔듸

아롱 아롱 아지랑이를 피우고

 

봉배산 그늘 바위틈에서

고개를 내밀며 연 분홍색 화장을 시작한

진달래 처녀들.

 

뒷 개울 제방뚝에는 달래,냉이가

숨바꼭질을 하듯

연두색 머리를 쏘~옥 내밀고 있다.

 

티없이 맑은 동네 소년들 봄을 맞으러

해맑은 웃음을 활짝 웃으며

들로 산으로 뛰어 다닌다.


by 해송 2008. 2. 12. 22:52

설날이 지나가고 있다.

마음 속에 한 없는 아쉬움이....


엊그제 섣달 그믐 날이 그리워진다.

설을 앞두고 부푼 맘으로 있던 날이...


하지만 정월 대 보름이 남아 있고

이월 초하루에는 나이떡을 먹는 날.

그것으로 위로를 삼는다.



설날을 막 지나고 난 다음의

어렸을 적의 마음.^^



by 해송 2008. 2. 9. 15:51

설 날 / 해 송


까아만 학생복
까아만 고무신
엄마가 사다 주신 설빔이다.

아버지 지게위에 광주리에는
하얗게 물에 불린 쌀을 지고
장마당에 방앗간으로 가신다.

김이 모락 모락 피어 오르는
기~다란 가래떡

하얀 밥풀이 도~옹동 떠 있는 식혜
배가 떠질듯한 모습의 만두

너무도 정겨운
설날이면 떠 오르는 옛 모습이다.


   2008,2,8

by 해송 2008. 2. 8. 14:29

    아들: 엄마~~ 아
            저게 모야?
    엄마: 응? 저거? 돌맹이.
    아들: 아니, 도~올.
    엄마: 돌맹이야,돌맹이.
    아들: 아냐,돌이야...

    이 대화는 내가 네~다섯살때 저위의 아궁이 앞에서 우리 어머니와 내가 나누던
    대화입니다.^^
    우리 어머니께서는 나 위로 아들을 다섯이나 잃으시고 또 아들을 낳으시자
    죽지 말라고 돌맹이라고 부르셨답니다.
    우리 아버지께서는 돌맹이를 나무 상자에 넣어서 선반에 올려놓고
    신주단지 모시듯 하시기도 하셨고...

    그래서 어린 나에게는 돌은 그냥 돌이었지요.
    돌맹이가 아닌....
    그 소리가 듣기가 싫었던지 내가 돌맹이만 보면 자꾸 어머니께 저런 질문같지
    않은 질문을 하곤 했답니다.

    또 어머니께서는 아들이 뭐라고 하나 보시려고 짓궂은 질문을 하시고....^^
    우리 집의 아궁이 양옆 기둥으로 큰 돌을 세워 놓았었는데 어머니께서
    불을 때실 때면 옆에 앉아서 늘 똑같은 대화를 하곤 했다고 하셨지요.

    저 아궁이를 보니 어머니께서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하시던 말씀이 생각이
    나서...........

by 해송 2008. 1. 31.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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